1. 그린 뉴딜 정책 이름의 시작
뉴딜은 1930년대 경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루스벨트 대통령이 추진했던 정책들을 뜻합니다. 루스벨트 정부는 적극적으로 나서 사회 기반 시설을 건설하고 농업을 지원하며 일자리를 창출해내 결국 경제 대공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했습니다. 사실 뉴딜 정책의 범위는 매우 넓어서 예술 분야의 배우, 화가, 작가 등 예술인의 활동을 지원하고 노동자와 사업주가 비용을 분담하는 사회보장제도 핵심 정책으로 추진되어 자리매김했습니다. 뉴딜은 경제 대공황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고용과 복지의 틀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탄소 제로 사회의 비전과 뉴딜이 '그린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2000년대에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린 뉴딜’이라는 표현이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사례는 2007년 미국에서 발간된 토머스 프리드먼의 "그린 코드(Code Green)"입니다. 프리드먼은 미국의 주도권을 유지한 채로 기후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의 ‘녹색 버전 뉴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2007년 같은 해에 EU는 20-20-20 공식을 완성하며 환경보호 시대를 위해 회원국들을 결속시켰습니다. 20-20-20 공식은 2020년까지 에너지 효율은 20%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20% 낮추며 재생에너지 생산을 20% 늘리겠다는 정책입니다. 이 정책을 통해 정부 주도로 청정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해 에너지산업의 지형을 바꾸면 기후변화를 억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기존 질서를 대신해 새로운 국제질서를 이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프리드먼의 저술 이후, 다양한 곳에서 그린뉴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영국에서는 기후 운동가였던 아홉 명의 인물이 영국에서 모임을 갖고 “그린 뉴딜 그룹”을 출범시켰습니다. 이 그룹은 환경 및 경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그린뉴딜: 신용위기와 기후변화, 고유가의 3중고 해결을 위한 합동 정책”이라는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선언문의 계획은 정부 투자와 탄소제로 인프라 구축을 통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그린뉴딜을 내세웠고 실제로 오바마 정부 내내 주요한 정책 기조로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미국과 EU가 세계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인정한 UN 환경계획에서도 지속이 가능한 성장계획을 담은 "글로벌 그린뉴딜" 보고서를 발간하며 그린뉴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세계 여러 나라로 빠르게 확산하도록 만들며 새로운 국가들이 그린 뉴딜에 동참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한국도 2009년 저탄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건축물 개조, 연료 절약형 차량, 건설, 철도, 에너지 효율 증대 부문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린 뉴딜 이니셔티브를 들고 그린 뉴딜 정책에 합류했습니다.
2. 탄소 중립을 목표로 잡은 전 세계 나라들
그린뉴딜은 2018년 미국은 “그린 뉴딜: 환경의 지속 가능성과 경제의 안정성을 위한 진보적 비전”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가 주도하는 혁명에 힘입어 한층 더 발전했습니다. 2019년 2월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과 최연소 하원의원 오카시오 코르테즈 등 민주당 하원의원 64명과 상원의원 9명이 그린뉴딜 결의안을 제출하면서 이들은 전기차와 초고속 열차 보급, 100% 재생가능 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 스마트 그리드 구축 등을 통해 2030년까지 10년 안에 미국을 탄소 순 배출 제로 사회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탄소 제로 사회로의 전환을 핵심 의제로 그에 따른 에너지 산업 투자를 통한 성장을 논의하게 된 것입니다.
미국에서 제안된 그린뉴딜의 개념은 유럽에서도 ‘유럽 그린딜’이라는 이름으로 공식화되었습니다. 유럽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먼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과 에너지효율 향상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EU 그린 딜은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 목표와 탄소중립 대륙이라는 비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U 그린 딜은 화석연료 시대에 경제성장을 이룬 많은 선진국이 화석연료가 더 이상 없는 시대에도 어떻게 선진국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EU는 탄소 배출량 저감의 모범적인 사례로 통하지만 그린 딜이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담은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성장한다면 에너지 사용량도 같이 늘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EU에서는 오히려 1990년부터 2018년까지 경제 규모가 61%나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은 오히려 23% 줄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경제를 발전시키고 환경도 지키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2050년까지 EU 내에서 탄소 배출 제로, 즉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더욱 강력한 목표를 EU 그린 딜에 명시했습니다.
3. 탄소 중립과 경제 발전, 두 마리의 토끼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일찍부터 에너지전환에 앞장서 온 이유는 단순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 배출량 감축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EU가 그린 딜에 이처럼 적극적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1970년대 경제 회복기를 거치면서 유럽 공업국들에는 ‘경제가 성장할수록 에너지 비용이 증가한다’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화석연료의 예상 수명 주기가 정상적으로 종료되기 전에 감가 상각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수입에 의존해야 하기에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경제는 예기치 않게 좌초될 수도 있다고 여겼습니다. 따라서 계속해서 성장을 유지하려면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구조에서 또다시 패러다임의 전환이 불가피했으며, 그 해답이 에너지 소비 지역의 자연에너지를 이용하는 재생에너지였습니다. 따라서 EU 그린 딜은 단순히 환경만을 고려한 저탄소 정책뿐만 아니라 언젠가 사라질 화석연료 이후 시대에도 순탄한 경제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한 경제정책이기도 한 셈입니다.
'지구온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엘니뇨-라니냐가 주는 지구온난화 변화 (0) | 2022.07.03 |
---|---|
우리나라 최근(20~21년) 이상 기후 분석 (0) | 2022.06.29 |
기후변화 부정론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 (0) | 2022.06.27 |
지구 온난화의 범인이자 피해자, 해빙(海氷) (0) | 2022.06.26 |
MBC 특별 기획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2) (0) | 2022.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