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빙의 감소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인 해빙은 북극과 남극에 있으며, 겨울철 우리나라 서해 발해만에서도 발견됩니다. 해빙은 얼음이기 때문에 온도에 따라 크기가 변합니다. 북반구의 해빙은 가을부터 점점 커지고 봄부터 해빙이 녹아 그 크기가 줄어들게 됩니다. 현대인들은 다이어트를 하며 허리둘레를 줄이는 데 실패를 거듭할 정도로 노력하지만, 해빙은 별다른 노력 없이 허리둘레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지구가 위험해지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이며 북극은 구경도 못 할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북극은 바다 위에 얼음이 떠 있는 반면, 남극은 대륙 위에 얼음이 덮여 있습니다. 북극 해빙의 평균 두께는 2~3미터이며 수온이 오르는 시기에 맞춰 바닷물과 접촉하는 바닥부터 녹기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여름이 끝나는 9월에 해빙이 가장 작아지는데 그 크기는 무려 겨울철 면적의 3분의 1정도 밖에 남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남극 대륙 주변의 해빙은 북극 해빙보다 작아 남극에서는 해빙 변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북극에 비해 작게 나타나게 됩니다.
여름철에 다 녹지 않고 남아 있던 해빙은 겨울철에 다시 얼어붙어 크기가 커집니다. 북극 해빙의 영역이 가장 넓어지는 3월의 경우, 1980년대에는 4년 이상 된 해빙이 20% 이상을 차지했는데 2010년대에는 10%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또, 9월 해빙 영역은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79년 이후 10년마다 약 13%씩 줄고 있습니다. 이 속도대로 해빙이 녹아버린다면 21세기 안에 여름철 북극해에 해빙이 사라지는 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해빙의 온난화 영향
사실 해빙은 온난화의 증거 외에도 실제 해수면 에너지 교환에도 영향을 줍니다. 눈으로 거의 덮여 있는 해빙은 지표에 도달한 태양 복사에너지의 90퍼센트를 반사해 우주로 다시 내보냅니다. 반면 바다는 어두운 표면이므로 태양 복사에너지의 90퍼센트를 흡수합니다. 이 상반된 반사율이 기후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지구온난화로 극지방의 해빙은 점차 줄어들게 되고, 그만큼 태양 에너지를 더 적게 반사합니다. 또 녹아버린 해빙에 맞춰 넓어진 바다는 태양 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해 온난화를 증폭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이를 얼음 반사 되먹임이라 합니다.
해빙은 열전도율이 낮아서 차가운 대기와 따뜻한 해양 사이에서 열차폐막 역할을 합니다. 즉, 따뜻한 해양 열이 대기로 전달되는 것을 막아 줍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해빙이 줄어들면 차폐 효과가 약해져 북극대기가 더 따뜻해지고 그 열이 북극 해양의 해빙을 녹이는 데 사용됩니다. 해빙이 있는 한, 여름철에도 수온은 0도 정도로 유지될 수 있지만, 해빙이 사라지면 해양 수온이 크게 상승하게 됩니다. 수온이 0도보다 높아져 영상권에 유지되면 북극권 해안의 영구 동토층이 녹아버리고 그 속에 존재하던 메탄이 배출되어 온실기체 배출로 인해 온난화를 더 가속화 할 수 있습니다.
북극 해빙은 중위도 날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제트기류는 적도와 북극의 에너지를 순환시키며 에너지 균형을 맞춰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제트기류의 에너지원은 북극과 저위도 사이의 기온 차이로 발생하는데, 해빙 감소에 따라 북극 지역이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두세 배 더 따뜻해져 전과는 다른 기온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즉, 지구온난화는 고위도와 저위도 간 기온 차이를 작게 하는데. 이에 따라 극지방을 감싸는 제트기류가 약화하여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가 자주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북극 해빙은 해양 순환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멕시코 만류는 열대 바다에서 강한 햇빛을 받아 증발이 왕성했기 때문에 염분이 높게 되고, 이 바닷물이 북극해에 도달한 후 차가운 북극 바람으로 냉각된다. 그 과정에서 바닷물이 얼어붙으면서 해빙이 만들어지고 이때 멕시코 만류를 타고 온 염분이 빠져나간다. 염분 농도가 짙어지고 저온으로 냉각돼 밀도가 한층 더 높아진 표층 바닷물은 심층으로 가라앉으며 해양 순환을 일으키며 그 장소가 바로 북극해입니다.
심해저로 들어간 바닷물은 대서양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남극 바다까지 흘러가 남극해에서 만들어지는 심층수와 합쳐집니다. 이어 방향을 틀어 동쪽으로 나아간 심층 해류는 북태평양에 도달한 뒤 바다 표층으로 올라오게 되고 이 표층 해류는 남쪽으로 내려와 동남아 바다와 아프리카 대륙을 휘감아 돈 후 다시 따뜻한 멕시코 만류와 합류하게 되고 유럽을 향해 흐르며 전 세계의 해류 흐름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겨울철에 북위 37.4도의 서울보다 고위도에 위치한 북위 51.5도의 런던을 비교해도 더 높은 기온이 관측됩니다. 멕시코 만류의 해류로 인해 서유럽 사람들은 우리나라보다 온난한 기후에서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컨베이어 벨트 같은 해양 순환이 끊긴다면 북대서양과 그 주변 지역은 차갑게 식게 됩니다. 이 현상은 실제로 과거에 있었던 일이다. 바로 1만 2900년 전에 빙하가 깨져 녹은 물이 북대서양으로 흘러들었을 때 발생한 현상으로 북대서양과 그 일대 북아메리카 및 유럽 지역은 1만 1700년 전까지 빙하기로 되돌아간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1200년에 걸친 한랭기를 “신드리아스기”라고 부릅니다. "신드리아스기"는 추운 툰드라 지대에서나 피는 “드리아스”라는 꽃이 유럽 전역에서 만발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신드리아스기처럼 극적인 현상이 나타나기에는 현재 북극 빙하가 너무 적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서양 해양 순환이 이번 세기말이면 기력을 상당히 잃을 것으로 예상이 되며 실제로 현재 관측에서도 해빙과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 염분이 낮아지면서 북극 바닷물이 심해로 내려가는 힘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20세기 중반 이후 대서양 해양 순환의 15% 정도가 약해졌으며, 이에 따라 해양 열 흐름이 변화해 북반구 기후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3.온난화를 받아들이는 입장
우리는 북극 해빙이 줄어드는 것보다 지금 내린 눈이 길에 쌓여 있는 것을 더 걱정하고 비가 와서 여행을 갈 수 있을지 없을지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온난화를 받아들이는 두 가지 입장 중 하나는 지구적 재앙이며 다른 하나는 생활의 불편입니다. 길에 쌓여 있는 눈을 당장 치우고 우산을 챙겨야 하는 것과 먼 훗날 지구의 모습을 걱정하는 것의 공통점은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후자는 비록 불확실성이 있지만 이렇게 뚜렷한 미래 경고에 대비해 당장 행동하지 않는다면 평범한 나날에도 곧 같은 재앙이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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